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반추2.jpg

 

하나님에게 우연은 없다. 그러나 사람의 눈에는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이 많다. 먼 훗날 뒤를 돌아보면 그 우연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어 냈음을 보게 된다. 신기하여 순간 화들짝 놀란다. 단 한가지도 우연이 아니었음이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우리를 빚어 내시기 위해 그 많은 일들 가운데로 지나가게 하신 하나님의 세심한 인도가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연은 하나님의 필연의 한 조각이다. 빨리 워크 비자를 받아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내 마음과 달리 1년간의 OPT기간에 인턴쉽을 한 것도 그 중에 하나다. 

 

두개의 인턴쉽 중 하나는 Jackson Grove Church of Christ에서 주일날 두번의 설교와 한번의 성경클래스 강의를 하는 것이었다. 15명 정도의 노인들이 출석하는 미시시피 농촌 시골의 작은 교회였다. 그러나 영적으로는 결코 작은 교회가 아니었다. 성숙한 분들이 아니었다면 아마 외국인인 나를 프리쳐로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평생 시골에서 사신 그 노인분들이 알아들을 만큼 내 영어 실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일 아침에 교회에 갈 때마다 아이들에게 그날 설교할 것을 영어로 대략 설명하면서 잘못된 발음을 교정하고 표현을 다듬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고마운 것은, 50분 걸리는 그곳에 가기 위해 8시50분에 집에서 출발하니 항상 졸렸을 텐데도 한 번도 짜증내지 않고 한웅이와 한빛이가 나를 도와 주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당시에 고1이던 한웅이는 의젖하게 찬송 리더까지 했었다. 

 

다른 어떤 것 보다 더 잊을 수 없는 것은 Ms. Joan이다. 그분은 두분의 장로님 중 한분의 부인이었다. 키가 크고 이목구비가 큼직큼직하여 눈에 확 띄는 외모를 가진 분이었다. 언행에 어디 하나 악이 없었고, 항상 힘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시는 그런 분이었다. 정말 거룩한 분이었다. 

 

어느 주일 날 사택에서 쉬고 있던 우리를 찾아왔다. 거의 80이 될 때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한가지 일을 털어 놓았다. 고등학교 때 외국에서 이민와서 영어를 잘 못해 다른 학생들 속에 섞이지 못하고 불리를 당하고 있던 학생이 있었단다. 어느날 밤, 용기를 내어 다음날 부터는 그 친구의 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결심을 했단다. 그런데 그 다음날 학교에서 그 친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전날 밤 집에 불이 나서 가족 모두 죽었단다. 미스 조앤은 그 일이 평생 가슴에 얹혀 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랬던지 외국인인 우리를 극진히 사랑해 주셨다. 특히 집사람에게 더 그랬다. 

 

Enid 미시시피는 전통적으로 부녀들이 가정에서 quilt를 만드는데 조앤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분의 작품은 단연 빼어났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 예술교육을 받지는 못했으나 타고난 재능이 있는 분이었다. 퀼트는 물론 음악에도 재능이 있어서 자녀들이 사준 어떤 악기로 자유자재로 음악을 만들어 내시곤 했다. 집사람을 친딸같이 사랑하신 조앤은 그 친 딸에게도 안 주셨던 커다란 퀼트 작품을 아내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 작품은 지금 우리 집 식탁 옆 벽에 장식되어 보는 이들의 찬탄을 자아내고 있다. 

 

2016년 2월에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왔다.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장을 보러 가던 차 안에서 주무시듯이 돌아가셨단다. 옆자리에서 운전하던 남편조차 그냥 자는 줄 알았었단다. 그분 장례식은 어마어마 했다. 미시시피 Batesville이라는 타운에 있는 장례식장에서 했는데, 그 넓은 주차장이 수백대의 차들로 꽉들어차서 경찰이 교통정리를 해야 할 정도였다. 가난했던 시절부터 평생 동안 주변에 크리스챤의 덕을 베푸신 분임을 장례식이 보여 주었다.  

 

나와 아내는 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주차장은 물론 길가까지 차가 빼곡히 주차되어 있었다. 주차장 안에서 길을 잘못 들어 깊숙히 들어가게 되었는데, 건물 가까운 곳에 다다랐을 때 차 한대가 기다렸다는 듯이 빠져 나가는 것이다. 횡재한 듯이 편안히 주차를 하고 내리려는데, 담장너머 하늘에 구름의 모양이 귀여웠다. 흡사 미스 조앤이 지으시던 천진한 미소처럼 포근하게 느껴져 얼른 핸드폰에 담아놨다. 미스 조앤의 영이 주차 자리까지 예비해 두고 우리를 반기는 것 같았다.    

 

돌아보면, 그 인턴쉽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큰 아들 한웅이는 그곳에서의 경험을 대입 에세이로 쓸 만큼 영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고 아내는 미국 온 뒤 10년 동안 친정 엄마에게 가까이서 받을 수 없었던 사랑을 조앤으로부터 받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곳에 가게 하신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나의 훈련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곳에서 꼬박 1년 동안 한주도 빠짐없이 매주 두번의 설교와 한번의 강의를 하기 전까지 턱없이 부족했던 영어 설교 및 강의 능력이 괄목상대할 정도로 나아졌던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자의 삶 속에 우연은 없다. 예비하시는 하나님은 당신의 목적에 맞게 나를 훈련하시키기 위해 인도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 인턴쉽도 하나님의 필연의 한조각이었던 것이다.

 

반추2.pdf

 

 

금주의 설교: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설교듣기

설교보기

 

 

 

 

?

  1. 9호--첫 열매 한웅이

    큰 아들 한웅이는 우리 부부의 인생의 증거이자 첫 열매다. 우리 부부의 21년의 삶 중에 20년을 함께 한 첫 아들. 우리의 기나긴 기다림의 구비구비에는 언제나 한웅이가 함께 있었다. 기쁨과 아픔을 같이 했기에 한웅이라는 이름만 생각해도 가슴이 저릿하다...
    Date2018.02.04 Reply2 Views211
    Read More
  2. 8호--올미스

    하나님의 길은 다 헤아릴 지혜가 없다 (로마서11:33b).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들의 인생에는, 당시에는 왜 그 길을 가야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데 지나서 뒤돌아 보면 하나님의 세심한 인도였음을 보고 놀라고 감사하는 일이 너무도 많다. 이렇게 보면, ...
    Date2018.01.29 Reply0 Views204
    Read More
  3. 7호--고마운 사람들

    사람은 혼자 못산다. 관계를 통해서 산다. 물질적으로도 그렇지만, 영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맺어진 영적인 관계가 교회이고 (요한일서1:3), 그 사람들이 세상에서 나누어야 하는 것이 형제, 이웃의 사랑이다 (요한복음13:34). 그 영적 ...
    Date2018.01.20 Reply0 Views35395
    Read More
  4. 6호--첫만남: We will take care of you anyway!

    스판서 교회와 처음 만남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이 시작인 그 만남을 사탄이 방해하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먼저 변호사를 선임해야 했다. 미국 교회는 한 번도 외국인을 고용해 보지 않았기에 비자가 필요하다는 것 이상 더 자세한 것을...
    Date2018.01.14 Reply0 Views165
    Read More
  5. 5호--Calvary Hill church of Christ

    ​​​​​​​본래는 지금의 교회가 아니라 갈보리 힐 교회에서 일을 할 줄 알았었다. 그 교회에서 신청한 H비자가 거절되지 않았거나, 그 교회가 501C3인증을 IRS로부터 조금만 더 일찍 발급받았더라면 그 교회에서 일을 하고 있었을 게다. 지금의 교회가 제출할 종...
    Date2018.01.07 Reply0 Views168
    Read More
  6. 4호 --예비하시는 하나님

    이 쯤이, 그 교회가 어떻게 나를 스판서하게 되었는가를 얘기할 순서인 것 같다. 이 일은 생각할 수록 은혜롭다. 왜냐하면 이 일을 통해서 전능하신 하나님의 예비의 역사를 볼 수 있고, 또 하나님께서 그의 진리의 교회를 통해서 이루시는 것이 무엇인가를 ...
    Date2018.01.01 Reply0 Views134
    Read More
  7. 3호 --가만히 있으라

    미국에 온 뒤 빈번히 나를 괴롭히는 상상이 있었다. 부모를 잃은 한웅이와 한빛이가 보인다. 한빛이는 아직 유치원생 정도고 한웅이는 초등학교 2-3학년 쯤이다. 한웅이가 한빛이를 데리고 다니며 돌본다. 한웅이는 어른스럽게 상황을 이겨나가고 얌전한 한빛...
    Date2018.01.01 Reply0 Views117
    Read More
  8. 35호--하나님의 강권

    어떤 때는 하나님께서 강권적으로 역사하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에서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데 있어서 미적거리거나 망설이거나 혹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할 때, 그 사람도 모르게, 마치 무의식적으로 행하듯이, 자...
    Date2018.09.15 Reply0 Views496
    Read More
  9. 34호--방탄 유리 하나님

    크리스챤의 삶은 마치 미국 대통령 차에 장착된 방탄 유리로 된 보호막 안에 사는 것과 같다. 총알이 수없이 날아드는 것이 훤히 보이지만, 방탄 유리가 보호해 준다. 날아오는 총알같은 많은 위기와 환란과 고난이 크리스챤의 삶에 달려들지만, 크리스챤의 ...
    Date2018.08.22 Reply0 Views376
    Read More
  10. 33호--시련 속에서 피는 꽃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그 당시에는 왜 그런지 무슨 목적인지 알 수 없고, 오히려 힘든 고난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고 온전히 그 뜻에 순종하는 마음을 가지면 그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과 감사가 있고, 끝에는 영적인 성장이 이루어진 ...
    Date2018.08.15 Reply0 Views276
    Read More
  11. 32호--철저한 순종의 결과

    참된 믿음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하나님에 대한 참된 믿음은 그 사람을 하나님의 본성을 닮은 사람으로 변화시킨다. 즉, 예수님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시킨다. 그래서 믿음의 결국은 구원이라고 한다. 여기서 결국은 열매라는 뜻이다 (베드로전서1:9). 믿음이 ...
    Date2018.08.07 Reply0 Views423
    Read More
  12. 31호--풍이 떠나다

    기적!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 신비하게 일어나는 일. 모세, 엘리야, 엘리샤 등 구약의 특별한 인물들, 예수님, 그리고 그 사도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기적을 행하셨다는 것은 성경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오늘날도 하나님께서 그런 기적을 행하실까? ...
    Date2018.07.31 Reply0 Views433
    Read More
  13. 30호--분별된 순종

    순종은 믿음의 다른 말과 같다. 따라서 순종은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나아가서 하나님께서 제사보다, 즉 신약의 개념으로 보면, 예배행위 보다 더 기뻐하신다 (사무엘상15:22; 마태복음5:23이하). 그렇다면 순종은 무엇에 순종하는 것인가? 무엇에 순종하...
    Date2018.07.17 Reply0 Views179
    Read More
  14. 2호 --우연, 필연의 한 조각

    하나님에게 우연은 없다. 그러나 사람의 눈에는 우연처럼 보이는 일들이 많다. 먼 훗날 뒤를 돌아보면 그 우연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어 냈음을 보게 된다. 신기하여 순간 화들짝 놀란다. 단 한가지도 우연이 아니었음이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우리를 빚어 ...
    Date2018.01.01 Reply0 Views126
    Read More
  15. 29호--영혼까지 탈탈 털리다

    참된 신앙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현실이다. 교회에 나가면 교회에서 목사님 혹은 전도사님 혹은 믿음의 선배들로부터 그것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이다. 오히려 반대로...
    Date2018.07.09 Reply0 Views226
    Read More
  16. 28호--맹목적 순종

    좋은 것이라고 판단될 때 그것에 순종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만큼 큰 영적인 축복이 없는 것 같다. 무지하지만 순수한 마음에 기초한 순종은 하나님께 당분간은 기쁨을 드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아이처럼 사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듯이, ...
    Date2018.07.02 Reply0 Views228
    Read More
  17. 27호--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개신교의 뿌리가 된 루터나 켈빈은 공통적으로 사람이 처음 갖게 되는 믿음을 성령의 역사를 통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게 말한 것은 그들이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많은 고대의, 크리스챤이 아닌, 철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
    Date2018.06.11 Reply0 Views326
    Read More
  18. 26호--예수님은 왜 돌아가셔야만 했을까?

    “왜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이 돌아가셔야만 했을까?” 내가 믿음을 갖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 의문이었다. 믿음을 갖고 싶었지만, 이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기에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 의문 때문에, 복음이 뭔가 사람이 지어낸 것이 ...
    Date2018.06.04 Reply0 Views199
    Read More
  19. 25호--순종과 기도의 응답

    이전에는 순종이 중요한 것이라는 것은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는 커녕, 그런 말이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했었다. 어떤 존재에 대해서 순종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에 동의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처음 깨닫게 해준 사건이 있었다. 내가 순종을 시작했...
    Date2018.05.28 Reply0 Views195
    Read More
  20. 24호--덕유산 해돋이

    신기한 일들이 있다. 사람의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간혹 일어난다. 지금까지 살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 결과로 볼 때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잠재의식 때문인지, 아니면 영적인 세계의...
    Date2018.05.21 Reply0 Views17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