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반추5.jpg​​​​​​​본래는 지금의 교회가 아니라 갈보리 힐 교회에서 일을 할 줄 알았었다. 그 교회에서 신청한 H비자가 거절되지 않았거나, 그 교회가 501C3인증을 IRS로부터 조금만 더 일찍 발급받았더라면 그 교회에서 일을 하고 있었을 게다. 지금의 교회가 제출할 종교비자 신청서에 증빙자료들을 준비해서 보내기 직전에 나는 갈보리 힐 교회 Larry장로와 만나자고 했다. 그리고, 말했다, “만일 이 교회에서 기다리라고 하면 이 서류를 보내지 않겠다”고. 아무리 내 입장이 다급하지만, 그 교회에 먼저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래리는 그럴 수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으나 안 되었으니 그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하실지 보자.” 그렇게 미팅을 마치려는데, “그런데” 하며 래리가 말했다, “501C3가 어제 발급되었다.” 래리가 맞았던지도 모른다.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나와 우리 가족을 아틀란타로 옮기고자 하셨던 것 같다. 불과 한달만 일찍 그 서류가 나왔어도 얘기는 많이 달라졌을 텐데 그 전날에서야 나온 걸 보면 말이다. 갈보리 힐 교회와 스폰서 문제는 그렇게 정리되었지만 그후로도 이곳으로 이사올 때까지 총6년 동안의 그 교회와의 인연은 우리 가족의 여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옥스포드 미시시피 동쪽 외곽 지역 한 구석에 세련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그 교회 건물이 있다. 이 교회는 내가 합류하기 6년 정도 전에 그 도시에 있는 두어 가정이 시작한 교회다. 그 중 한 가정이 래리의 가정이었다. 그 후 2년 쯤 후에 스티브가 프리쳐로 합류하면서 현재의 모양의 교회가 되었다.얼마 뒤 래리와 스티브가 장로로 임명되어 교회의 수적 영적 성장을 이끌었다. 


내가 그 교회를 만난 과정은 좀 희안(uncanny)하다. 마틴 테네시에 살면서 첫번째 학위를 한 학기 남겨놓고 나는 미국 처치 어브 크라이스트의 또 다른 신학대학을 다녀서 균형을 잡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슨 근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생각했고, 생각하면 실행에 옮기는 성격인지라 그렇게 했다. 새로운 신학대학원은 멤피스 테네시에 있었다. 멤피스에도 한국인 커뮤니티가 있으므로 거기서 한인 사역을 하며 학교를 다닐 수도 있었겠지만, 학교에서 한시간 20분 가량 떨어진 옥스포드로 살 곳을 정했다. 미시시피 주립대학이 있어 유학생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옥스포드로 이사간 날은 090909 즉, 2009년 9월 9일이었다. 그해 12월에 첫 학위를 마치고도 트랜스퍼 일정에 문제가 생겨서 그 다음 봄학기까지 2시간 20분씩을 운전해서 이전의 대학원을 다녀야 했다. 


옥스포드로 이사를 했을 때 마틴 교회의 실비아라는 자매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옥스포드에 래리라는 자기 친척이 있으니 꼭 만나보라고 했다. 학교 다니랴 새로운 곳에 적응하랴 바빠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시간이 흘렀다. 옥스포드에서는 1970년대부터 한국인 미니스트리를 지원해오던 옥스포드 처치 어브 크라이스트가 있었기 때문에 당연스레 그 교회에 합류했다. 오랫동안 한국인 미니스터가 없었기에 자연스레 내가 한인 유학생 미니스트리를 담담하게 되었다. 그 교회는 나를 미니스터로 인정해 주고 장학금 지원도 하고 한 달에 한번 설교도 하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교회의 형제인 짐과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다른 교회의 한 형제와 만나서 성경공부를 한다고 했다. 마침 수요일에는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어서 영어연습도 하고 성경도 좀 더 공부할 겸 같이 하기로 했다. 옥스포드로 이사간 지 6개월 정도 되었을 때였다.  


래리는 키가 2미터 가까이 되는 장신이었다. 농구선수로 아틀란타 머서 대학을 장학생으로 다니고, 내쉬빌에 있는 벤더빌트에서 박사학위까지 마치고 세계에서 이름난 미시시피 주립대학의 생약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보수적인 테네시 시골의 프리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성경을 공부했을 뿐만 아니라, 혼자서 성경공부를 무지무지 열심히 하는 ‘성경전문가’였다. 첫 수요일 점심 성경공부를 위해 짐의 오피스에 가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는데 실비아가 꼭 만나보라고 편지까지 했던 그 사람이었던 것이다. 물론 래리도 실비아로부터 나에 대해 듣고 내가 찾아오기를 기다렸단다 (미국 형제들의 배려는 참 아름답다. 이사와서 안정되는 데 6개월 정도는 걸리니 그 후에 연락이 오겠지 … 그 후에도 안 오면 자기가 찾아 보리라 생각하고 있었단다). 그렇게 나보다 15살 정도 많지만 래리는 나의 둘도 없는 믿음의 형제가 되었고, 둘도 없는 영혼의 친구가 되었다.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을 때 그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많이 배웠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맙다.” 거기에 대해 그가 한 말이 지금도 귓전에 생생하다: “너와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너로부터 많이 배웠다. 고맙다.”  


그렇게 래리를 만난 지 1년 정도 되었을 때 처음 그가 장로로 있는 갈보리 힐 교회에 초대를 받았다. 우리 가족들은 65명 정도 되는 작은 그 교회가 정말 맘에 들었다. 300명이 모여서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옥스포드 교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그래서 그 해 10월 경에 한인 유학생 미니스트리를 그만 두고 그 교회로 옮겼다. 옮긴 후 2-3주 정도 지나 다른 장로인 스티브와 점심을 같이 했는데, 스티브가 한 말은 지금도 내 가슴을 뜨겁게 한다: “민구, 우리는 너와 평생을 같이 하고 싶다. 너만 원한다면 ….” 그와 나는 거의 매주 한 번 만나 주로 치킨으로 점심을 같이 했다 (서던 프리쳐는 치킨을 많이 먹는다는 서던 농담이 있다). 법적으로 고용된 것은 아니지만 그 교회에서 파트타임 프리쳐로 일을 했다. 같은 프리처로서 우리는 설교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나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그와 나누었고, 그는 그의 25년 경험에서 배운 것을 나와 나누어 주었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동역이었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 진다. 


그렇게 인연이 된 갈보리 힐 교회는 우리의 인생 이야기에서 한 챕터를 차지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 되었다. 만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즉, 현재의 교회에서 비자를 신청한 후 비자를 기다리는 2년 반동안도 변함없이 그 교회는 우리 가족을 신실하게 후원해 주었고, 그 교회의 멤버들은 우리 가족의 친형제와 친자매와 같았다. Ms. Annie, Roy and Susie, Ronny and Kathy, Steve and Gay, Larry and Pat, Terry and Wanda ….  


하나님은 우리 가족이 7년 동안 잠시 거쳐 지나갈 옥스포드에도 미리 천사들을 준비해 두시고 또 내가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들을 예비해 두셨던 것 같다. 정말 하나님의 인도는 mysterious하다. 


반추5.pdf 다운로드받기


금주의 설교: "끝까지 참으라" 야고보서 5장 7-8절

설교듣기


설교보기





?

  1. 10호--하나님의 뜻 vs 내 바램

    드라마는 인생의 선생이다. 드라마 속의 주인공들은 몰입한 시청자들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야기의 전체를 보는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드라마 속의 캐릭터들은 각각이 처한 상황에 맞게 살기 때문이다. 어려서 잃어버린 자식을 20여 년 동안 애타게...
    Date2018.02.10 Reply0 Views186
    Read More
  2. 11호--아내, 더 약한 그릇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사모’(목회자의 아내)는 직분은 아니지만 그 어떤 다른 직분보다도 더 감당하기 힘든 것”이라고. 맞는 말인 것 같다. 목회자와의 관계 때문에 목회자의 아내는 목회자가 감당하는 것을 고스란히 같이 감...
    Date2018.02.18 Reply2 Views272
    Read More
  3. 12호--Don't be upset

    정이라는 우리 말에 해당하는 개념의 영어 단어가 없듯이 영어의 upset에 해당하는 우리 말 단어도 없는 것같다. 화난 상태, 또는 예민한 상태 등을 가지고 비슷하게 설명을 할 수 있어도 ‘아하’ 하게 하는 그런 딱 맞는 단어를 아직 생각해 내지...
    Date2018.02.26 Reply0 Views194
    Read More
  4. 13호--미숙아였던 한빛이

    부모가 어려움을 겪을 때 아이들도 직간접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한 환경이 아이들의 성장에 주는 영향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그 영향이란 마치 새하얀 광목 천에 먹물을 엎지른 듯이 그 영혼에 그대로 스며드는 것 같다. 아이들의 마음이 여리고 순수...
    Date2018.03.05 Reply0 Views197
    Read More
  5. 14호--Grill Party

    미국에 오기 몇 년 전, 처사촌 중에 한국에서 살기가 너무 힘들어 아이들에게 고기라도 많이 먹여 보겠다는 생각으로 중국으로 이민을 갔던 사람이 있다. 결국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거기 살면서 우선 잘 먹이기라도 하겠다는 생각이었다는데, 그 ...
    Date2018.03.13 Reply0 Views167
    Read More
  6. 15호--벼랑의 끝에서 하나님을 믿다

    NOID, notice of intent of denial (거절의사통지)! 종교비자를 신청한 후 거의 스물세 달을 기다린 후에 받은 것이다. 한웅이는 주니어였고, 한빛이는 중3이었다. 아이들의 앞날을 생각하면 눈앞이 컴컴했다. 마음 속에 밀려오는 좌절감은 마치 스폰지로 된 ...
    Date2018.03.19 Reply2 Views258
    Read More
  7. 16호--여호와 이레 (1/2)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두고 여호와 이레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그 자녀들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신다는 것이 본래의 의미다. 하지만 만일 그것이 단순하게 어떤 것이 공급되어진다는 것만을 의미한다면, 그리 새로울 것도 없다. 왜냐하면 부모가 자녀들에게 ...
    Date2018.03.26 Reply0 Views231
    Read More
  8. 17호--여호와 이레 (2/2)

    창세기 22장 14절에 처음 소개된 여호와 이레를 영어로는 “God provides” (ESV) 라고 한다.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하나님께서 공급하신다”라는 의미다. 이 생각에 기초해서 많은 주석이나 설교자들이 여호와 이레를 가르칠 때, 이삭 대신 번제물로 드려진 수...
    Date2018.04.02 Reply1 Views260
    Read More
  9. 18호--기다림의 의미

    드디어 봄이로다. 한국에 있을 때는 봄이면 가족들이랑 봄 소풍을 가곤 했었다. 특별히 기억나는 곳은 개그맨 김병만씨의 고향이기도 한 전북 전주 근교의 화산이라는 곳이다. 산들이 높진 않지만 산골이라서 공기도 좋고 물맑은 작은 개울들이 있어 풍광도 ...
    Date2018.04.09 Reply0 Views240
    Read More
  10. 19호--믿음의 시작: 첫설교를 듣다

    2002년 경기도 군포시 산본 신도시로 이사를 했다. 앞집에 한웅이 또래 소연이가 살았다. 이사 들어가는 날 소연이를 봐 주는 소연이 고모와 마주쳤다. 김원숙이라는 어느 교회의 구역장이었다. 단아하고 고운 중년의 부인이었는데 인상이 참 좋았다. 맞벌이...
    Date2018.04.15 Reply0 Views208
    Read More
  11. 1호 --기다림의 시작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일 중에 하나가 기다림이 아닐까? 아마존에서 주문한 물건이 배달되기를 기다리는 것조차도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분명히 오더를 했고 페이를 했고 예상 배달 날짜가 있으니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어떤 것은 … 쉽지 않다....
    Date2018.01.01 Reply0 Views173
    Read More
  12. 20호--첫 기도

    사업은 쉽지 않았다. 특히 제조업은 더 그랬다. 이전에 했던 경영컨설팅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자금, 인력관리, 생산관리, 그리고 거래처 관리—이 모두를 문제없이 해 내야 한다. 제조업을 직접 해 본 적도, 하는 것을 가까이 본 적도 없었기에 모든...
    Date2018.04.22 Reply0 Views215
    Read More
  13. 21호--풍이 오다: 하나님의 치심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삼성에서 지그를 다 빼가고 있습니다.” 옥상 컨테이너 박스 사장실 안을 음산한 핸드폰 벨소리가 가득 채웠다. 받고 싶지 않았지만 얼른 받자마자 공장장인 김과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한 말이었다. 지그는 작업을 위해 ...
    Date2018.04.30 Reply0 Views237
    Read More
  14. 22호--하나님의 신비로운 인도하심

    회사 사정이 극도로 좋지 않았다. 노키아 마산 공장 부사장이 서울 공대 선배라는 말을 듣고 혹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여 연줄을 대어 만났다. 만나보니 2년 정도 선배였는데 남의 일에 발벗고 나서서 도움을 줄만한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결국 그에게 아...
    Date2018.05.07 Reply0 Views215
    Read More
  15. 23호--여정의 시작

    “여러분은 자녀들에게 무엇을 남겨 주시겠습니까? ….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만큼 확실한 것이 없습니다.” 회사에 가도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해서 가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매일 회사에 나가긴 했다. 관리자들의...
    Date2018.05.13 Reply1 Views172
    Read More
  16. 24호--덕유산 해돋이

    신기한 일들이 있다. 사람의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간혹 일어난다. 지금까지 살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그 결과로 볼 때 신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의 잠재의식 때문인지, 아니면 영적인 세계의...
    Date2018.05.21 Reply0 Views170
    Read More
  17. 25호--순종과 기도의 응답

    이전에는 순종이 중요한 것이라는 것은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는 커녕, 그런 말이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했었다. 어떤 존재에 대해서 순종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에 동의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처음 깨닫게 해준 사건이 있었다. 내가 순종을 시작했...
    Date2018.05.28 Reply0 Views195
    Read More
  18. 26호--예수님은 왜 돌아가셔야만 했을까?

    “왜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이 돌아가셔야만 했을까?” 내가 믿음을 갖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 의문이었다. 믿음을 갖고 싶었지만, 이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기에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 의문 때문에, 복음이 뭔가 사람이 지어낸 것이 ...
    Date2018.06.04 Reply0 Views199
    Read More
  19. 27호--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개신교의 뿌리가 된 루터나 켈빈은 공통적으로 사람이 처음 갖게 되는 믿음을 성령의 역사를 통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게 말한 것은 그들이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많은 고대의, 크리스챤이 아닌, 철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
    Date2018.06.11 Reply0 Views326
    Read More
  20. 28호--맹목적 순종

    좋은 것이라고 판단될 때 그것에 순종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만큼 큰 영적인 축복이 없는 것 같다. 무지하지만 순수한 마음에 기초한 순종은 하나님께 당분간은 기쁨을 드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아이처럼 사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듯이, ...
    Date2018.07.02 Reply0 Views22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