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3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DSC00365.JPG

개신교의 뿌리가 된 루터나 켈빈은 공통적으로 사람이 처음 갖게 되는 믿음을 성령의 역사를 통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게 말한 것은 그들이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많은 고대의, 크리스챤이 아닌, 철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어떤 사람은 은유적 표현으로, 어떤 사람은 은혜를 강조하기 위해서, 그리고 어떤 사람은 말 그대로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말을 했다. 어찌되었든 그 생각이 교회에 가득하게 된 것이 오랜 현실이다. 그러나 의아한 것은 성경 어디에도 아직 믿지 않는/못하는 자들에게 “믿으라”는 명령은 있지만 “믿음의 선물을 받으라”는 말은 없다는 사실이다. 나의 경험은 어땠었던가?

 

부활절 주말에 제주도 여행을 갖다 온 후에, 반추25호에서 말했듯이, 내게 신기한 일들이 생겼었다. 나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하시는 ‘기적’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당시에 다니던 교회가 그런 기적을 당연시하는 오순절 교파였기 때문에 그 영향을 적잖이 받았다. 그래서, 내가 제주도 바다 위에 서있는 구름기둥에 대한 이야기가 그 교회 신문에 났었다. 주일 날 점심시간에 아무 생각없이 재미삼아 그 얘기를 했는데 그것을 들은 전도사가 당회장 목사에게 보고를 해서 당회장의 지시로 그 다음 주에 교회 신문에 낼 정도로 그런 ‘기적’적인 일들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지 않는 분위기의 교회였다. ‘기적’을 체험한 후 더욱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었다. 

 

부활절 예배를 드린 그 주부터 수요 예배도 나가기 시작했다. 작은 교실에서 위성으로 보내는 당회장의 성경강해를 듣는 것이었다. 그날은 요한계시록 19장의 백마를 탄 심판자에 관한 부분이었다. 무슨 의미의 말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 부분의 성경이 하는 말들이 다 믿어졌다. 한마디로 성경이 말하는 핵심들—심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하나님의 말씀”)의 크신 위엄과 그 심판의 엄중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그 심판이 실제로 올 것이라는 것—이 시원한 얼음물이 마른 목을 타고 시원하게 내려가듯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받아들여졌다. 다시 말하면, 아무 것에 대해서도, ‘저게 진짜일까?’ ‘사실일까?’ 혹은 ‘어떻게 저렇게 된다는 거지?’ 등의 의문이 생기질 않았다. 불과 몇 일 전까지만 해도 무슨 말을 듣던지, 마치 경고등이 켜지듯이 혹은 빌딩 경비원이 들어가는 차들을 일일이 막아 세우듯이, 그런 의문들이 자동적으로 흐름을 막곤 했었는데, 그게 사라진 것이다. 그것도, 요한계시록이라는 겉으로 보면 마치 판타지 영화의 장면 같은 내용들과 그 의미들이 말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성경에 쓰여진 말씀을 한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

 

신기하다. 믿음이 선물로 주어진 것일까? 그래서 믿어진 것일까? 만일 그날의 일만을 떼어 놓고 생각하면 믿음이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날이 나의 믿음의 여정의 첫날은 아니었다. 내가 이미 크리스챤이 되었었다면 얘기는 다르다. 그렇다면 그 믿음을 성령의 은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그 믿음은 크리스챤이 된 후의 은사로서의 믿음이 아니라, 크리스챤이 되기 위해 필요한 믿음이었기 때문에, 믿음을 성령의 은사, 즉 선물로 표현한 고린도전서 12장 9절은 내게 해당되지 않는 경우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이 말하는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순종의 다른 표현이다. 믿음은 머리로만 믿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믿음은 그에 상응하는 행위가 나타나야 참된 것인데, 야고보는 행위로 나타나 증거되지 않는 말로만의 혹은 생각만으로의 믿음을 귀신의 믿음 나아가서 죽은 믿음이라고 했다 (2:17, 19). 믿음과 그에 상응하는 행위를 분리시켜 사고하는 어떤 시도도 성경적일 수 없다. 따라서,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문자적으로 해석해서 구원에 행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다. 만일 그 말이 맞다면, 성경 즉 대표적으로 야고보서는 틀린 것이다 (이에 대해서 자세히 보시기 원하면 클릭). 따라서 믿음은 순종의 다른 표현이다. 믿음과 순종을 같은 의미로 서로 바꾸어 사용하는 히브리서 3장 18절과 19절 및 4장 2절과 6절도 이를 말해준다.  

 

성경이 말하는 믿음이 순종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것이 오늘 이야기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나의 믿음은 내가 순종하기 시작한 때부터 이미 시작되었다는 말이다. 즉, 내가 수요 예배에서 요한계시록 19장에 묘사된 판타지 소설같은 장면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술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순종 즉 믿음이 시작되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미 형성된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 기초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것이 마음에 걸릴 리가 없지 않은가? 내가 하나님의 심판의 날이 믿어지게 된 것은 이미 내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바탕에 있던 믿음은 내가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여 의심하지 않기로 한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믿음이 있는 자에게 더욱 주시는 하나님께서, 그 어렵고 믿기 어려운 요한계시록의 심판의 장면을  ‘믿어지게’ 하신 것이다. 

 

성경에 의하면 처음 믿는 믿음은 선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순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주 예수를 믿으라”는 명령형을 쓰고 (사도행전 16:31), 복음에 순종한다는 말을 쓴다 (데살로니가전서 1:8, 베드로전서 4:17). 성경에 기록된 의인들은 모두 믿음으로 순종한 사람들이다. 즉, 성경에 순종하지 않은 의인은 없다. 이를 두고 선지자 하박국은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고 했고 (2:4), 사도 바울은 로마서의 서론에서 로마서는 그 말씀에 대해 해설하는 책임을 나타내었다 (1:17). 즉, 로마서는 믿음으로 사는 삶에 관한 책이다. 이로 볼 때, 믿음은 결국 삶에 관한 문제다. 다시 말하면 생각이나 입술의 고백만의 문제가 아니다. 

 

믿음은 하나님이 매지컬하게 주시는 선물이 아니다. 설사 믿음을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적이거나 혹은 은유적인 ‘표현’을 가지고 순종함으로 나타나는 행위를 부정하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믿음으로 사는 삶은 결국 순종으로 시작해서 순종으로 끝나는 삶이다. 

 

금주의 설교 듣기: 클릭

 

?

  1. 7호--고마운 사람들

    사람은 혼자 못산다. 관계를 통해서 산다. 물질적으로도 그렇지만, 영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맺어진 영적인 관계가 교회이고 (요한일서1:3), 그 사람들이 세상에서 나누어야 하는 것이 형제, 이웃의 사랑이다 (요한복음13:34). 그 영적 ...
    Date2018.01.20 Reply0 Views35420
    Read More
  2. 35호--하나님의 강권

    어떤 때는 하나님께서 강권적으로 역사하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에서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데 있어서 미적거리거나 망설이거나 혹은 어찌할 바를 몰라 할 때, 그 사람도 모르게, 마치 무의식적으로 행하듯이, 자...
    Date2018.09.15 Reply0 Views516
    Read More
  3. 32호--철저한 순종의 결과

    참된 믿음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하나님에 대한 참된 믿음은 그 사람을 하나님의 본성을 닮은 사람으로 변화시킨다. 즉, 예수님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시킨다. 그래서 믿음의 결국은 구원이라고 한다. 여기서 결국은 열매라는 뜻이다 (베드로전서1:9). 믿음이 ...
    Date2018.08.07 Reply0 Views451
    Read More
  4. 31호--풍이 떠나다

    기적!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 신비하게 일어나는 일. 모세, 엘리야, 엘리샤 등 구약의 특별한 인물들, 예수님, 그리고 그 사도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기적을 행하셨다는 것은 성경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오늘날도 하나님께서 그런 기적을 행하실까? ...
    Date2018.07.31 Reply0 Views451
    Read More
  5. 34호--방탄 유리 하나님

    크리스챤의 삶은 마치 미국 대통령 차에 장착된 방탄 유리로 된 보호막 안에 사는 것과 같다. 총알이 수없이 날아드는 것이 훤히 보이지만, 방탄 유리가 보호해 준다. 날아오는 총알같은 많은 위기와 환란과 고난이 크리스챤의 삶에 달려들지만, 크리스챤의 ...
    Date2018.08.22 Reply0 Views394
    Read More
  6. 27호--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개신교의 뿌리가 된 루터나 켈빈은 공통적으로 사람이 처음 갖게 되는 믿음을 성령의 역사를 통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게 말한 것은 그들이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많은 고대의, 크리스챤이 아닌, 철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
    Date2018.06.11 Reply0 Views328
    Read More
  7. 33호--시련 속에서 피는 꽃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그 당시에는 왜 그런지 무슨 목적인지 알 수 없고, 오히려 힘든 고난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고 온전히 그 뜻에 순종하는 마음을 가지면 그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과 감사가 있고, 끝에는 영적인 성장이 이루어진 ...
    Date2018.08.15 Reply0 Views294
    Read More
  8. 11호--아내, 더 약한 그릇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다, “‘사모’(목회자의 아내)는 직분은 아니지만 그 어떤 다른 직분보다도 더 감당하기 힘든 것”이라고. 맞는 말인 것 같다. 목회자와의 관계 때문에 목회자의 아내는 목회자가 감당하는 것을 고스란히 같이 감...
    Date2018.02.18 Reply2 Views273
    Read More
  9. 17호--여호와 이레 (2/2)

    창세기 22장 14절에 처음 소개된 여호와 이레를 영어로는 “God provides” (ESV) 라고 한다.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하나님께서 공급하신다”라는 의미다. 이 생각에 기초해서 많은 주석이나 설교자들이 여호와 이레를 가르칠 때, 이삭 대신 번제물로 드려진 수...
    Date2018.04.02 Reply1 Views264
    Read More
  10. 15호--벼랑의 끝에서 하나님을 믿다

    NOID, notice of intent of denial (거절의사통지)! 종교비자를 신청한 후 거의 스물세 달을 기다린 후에 받은 것이다. 한웅이는 주니어였고, 한빛이는 중3이었다. 아이들의 앞날을 생각하면 눈앞이 컴컴했다. 마음 속에 밀려오는 좌절감은 마치 스폰지로 된 ...
    Date2018.03.19 Reply2 Views259
    Read More
  11. 18호--기다림의 의미

    드디어 봄이로다. 한국에 있을 때는 봄이면 가족들이랑 봄 소풍을 가곤 했었다. 특별히 기억나는 곳은 개그맨 김병만씨의 고향이기도 한 전북 전주 근교의 화산이라는 곳이다. 산들이 높진 않지만 산골이라서 공기도 좋고 물맑은 작은 개울들이 있어 풍광도 ...
    Date2018.04.09 Reply0 Views242
    Read More
  12. 21호--풍이 오다: 하나님의 치심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삼성에서 지그를 다 빼가고 있습니다.” 옥상 컨테이너 박스 사장실 안을 음산한 핸드폰 벨소리가 가득 채웠다. 받고 싶지 않았지만 얼른 받자마자 공장장인 김과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한 말이었다. 지그는 작업을 위해 ...
    Date2018.04.30 Reply0 Views239
    Read More
  13. 16호--여호와 이레 (1/2)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두고 여호와 이레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그 자녀들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신다는 것이 본래의 의미다. 하지만 만일 그것이 단순하게 어떤 것이 공급되어진다는 것만을 의미한다면, 그리 새로울 것도 없다. 왜냐하면 부모가 자녀들에게 ...
    Date2018.03.26 Reply0 Views233
    Read More
  14. 28호--맹목적 순종

    좋은 것이라고 판단될 때 그것에 순종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만큼 큰 영적인 축복이 없는 것 같다. 무지하지만 순수한 마음에 기초한 순종은 하나님께 당분간은 기쁨을 드릴 수도 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아이처럼 사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듯이, ...
    Date2018.07.02 Reply0 Views230
    Read More
  15. 29호--영혼까지 탈탈 털리다

    참된 신앙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현실이다. 교회에 나가면 교회에서 목사님 혹은 전도사님 혹은 믿음의 선배들로부터 그것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이다. 오히려 반대로...
    Date2018.07.09 Reply0 Views228
    Read More
  16. 22호--하나님의 신비로운 인도하심

    회사 사정이 극도로 좋지 않았다. 노키아 마산 공장 부사장이 서울 공대 선배라는 말을 듣고 혹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여 연줄을 대어 만났다. 만나보니 2년 정도 선배였는데 남의 일에 발벗고 나서서 도움을 줄만한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결국 그에게 아...
    Date2018.05.07 Reply0 Views218
    Read More
  17. 20호--첫 기도

    사업은 쉽지 않았다. 특히 제조업은 더 그랬다. 이전에 했던 경영컨설팅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자금, 인력관리, 생산관리, 그리고 거래처 관리—이 모두를 문제없이 해 내야 한다. 제조업을 직접 해 본 적도, 하는 것을 가까이 본 적도 없었기에 모든...
    Date2018.04.22 Reply0 Views218
    Read More
  18. 9호--첫 열매 한웅이

    큰 아들 한웅이는 우리 부부의 인생의 증거이자 첫 열매다. 우리 부부의 21년의 삶 중에 20년을 함께 한 첫 아들. 우리의 기나긴 기다림의 구비구비에는 언제나 한웅이가 함께 있었다. 기쁨과 아픔을 같이 했기에 한웅이라는 이름만 생각해도 가슴이 저릿하다...
    Date2018.02.04 Reply2 Views212
    Read More
  19. 19호--믿음의 시작: 첫설교를 듣다

    2002년 경기도 군포시 산본 신도시로 이사를 했다. 앞집에 한웅이 또래 소연이가 살았다. 이사 들어가는 날 소연이를 봐 주는 소연이 고모와 마주쳤다. 김원숙이라는 어느 교회의 구역장이었다. 단아하고 고운 중년의 부인이었는데 인상이 참 좋았다. 맞벌이...
    Date2018.04.15 Reply0 Views210
    Read More
  20. 8호--올미스

    하나님의 길은 다 헤아릴 지혜가 없다 (로마서11:33b).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들의 인생에는, 당시에는 왜 그 길을 가야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데 지나서 뒤돌아 보면 하나님의 세심한 인도였음을 보고 놀라고 감사하는 일이 너무도 많다. 이렇게 보면, ...
    Date2018.01.29 Reply0 Views20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