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050325_제주여행 (66)-2.JPG

이전에는 순종이 중요한 것이라는 것은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는 커녕, 그런 말이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했었다. 어떤 존재에 대해서 순종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에 동의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처음 깨닫게 해준 사건이 있었다. 내가 순종을 시작했을 때부터 많은 신기한 일들이 벌어졌다. 

 

한웅이가 7살 쯤 되었을 땐데, 비행기에 대해서 배웠는지, 비행기가 타보고 싶다고 했다. 사업이 망하게 되면 더 이상 해 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아직 회사가 돌아가고 있을 때에 한 번 해 주기로 했다. 급하게 금요일에 갔다가 일요일에 돌아오는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다. 그런 여행이 우리 가족에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신혼여행 때도 자 보지 못했던 특급호텔 오션뷰 룸을 예약했다. 사업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서 나는 아주 신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을 모르는 아내와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났다. 

 

그리고 나서 목사님에게 여행 계획을 알렸다. 대형 교회의 지성전이었지만 아직은 개척 상태여서 성도가 많지 않았다. 더구나 아내는 그 지성전의 개척 멤버 2가정 중에 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덕유산에서 성령을 받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 후로 벌써 서너달 동안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주일 예배에 나가고 있었다. 서너 가족이 예배를 드리는 상황에서 우리 가족이 빠지면 크게 표가 날 것같아서 지성전을 담당하는 목사님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김영언 목사님은 나와 동갑이었다. 목회의 경험이 적지 않은 분이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사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같다. 그분은 나에게 많은 애정을 보였다. 나는 그 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목회자라고 보통 사람과 뭔가 다른 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목회자도 하나의 직업이다. 다만 목적이 다를 뿐이다. 즉 목회자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그분을 인간적으로 친구와 같이 대했다. 목회자라고 해서 더 섬기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편히 전화를 걸어서 가족 여행을 가게 되었다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김 목사님은 좋은 여행이 되기를 기도하겠다고 하면서, “그런데 …”라고 말끝을 흐렸다. 왜 그러시냐고 물었다. 김 목사님이 말했다. “장민구 성도님 혹시 부활절이 뭔지 아세요?” 들은 적이 있었던 나는 대뜸 물었다. “부활절이 뭐예요?” 김 목사님은 간단히 설명을 했다. “아 아 그렇군요.” 김 목사님이 말했다. “이번 주일이 부활절 예배입니다. 매우 중요한 예배이기도 하지만 주일 예배를 빠지지 않으시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성도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하지만 순종하시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입니다.” 

전화를 끊고 부활절이 무엇인지 인터넷을 찾아 봤다. 더군다나 부활절 전에는 고난 주간이라고 해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평소보다 좀 더 경건하게 주님의 죽음을 생각하며 지내는 기간이라고 했다. 그런 때에 여행을 간다는 것이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빛이는 아직 어려서 아무것도 몰랐지만, 아내와 한웅이는 어떤 이유로든 여행을 취소하면 여간 서운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순종이 중요하다고 하니 … 결국 나는 절충안을 생각해 냈다. 토요일 오후 늦게 돌아오는 것이었다. 가족들도 실망시키지 않고 주일 예배 특히 부활절 예배도 참석하고  … 절묘한 안이었다. 돌아오는 부산행 비행기표를 바꾸어 여행을 1박2일로 줄였다.  

 

렌터카를 빌려서 호텔에 도착하니 아내와 아이들이 더 신이 났다. 중문단지에 하이야트 호텔은 모양부터 멋졌다. 타워 위쪽 층으로 바닷가 쪽의 방인지라 발코니 넘어가 바다인 것처럼 보였다. 아직은 추워서 수영장 물이 다 빠져 있었다. 그래서 호텔에서는 별로 놀 일이 없었고, 밖으로 나가 흑돼지 삼겹살도 먹고, 조랑말도 탔다. 멋진 렌트카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이곳 저곳을 다니며 한웅이 한빛이 관광도 시켜주고, 사진도 많이 찍고, 내가 좋아하는 회 등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었다. 

 

나는 신이 날 수 없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현실에 대한 걱정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아내와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동안 끊임없이 기도했다. 기도도 잘할 줄 몰랐기에 단순했다—“하나님 아버지 도와주세요. … 제가 죽게 생겼습니다. 제발 좀 도와주세요. 제 아내와 아이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저를 좀 도와주세요.” 수천 수만 번을 되뇌었을 것이다. 한 순간도 머릿속에서 그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밤이 되었다. 낮에 신나게 논 우리 가족은 뜨거운 물로 모두 목욕을 한 후 일찌감치 혼곤히 잠이 들었다.

 

문득 눈을 떴다. 아내와 아이들이 옆에 자고 있었지만 밖은 희뿌염했다. 시간을 보니 6시 였다. ‘아 참 내가 바다가 보이는 방에서 자고 있지’ … 문득 깨닫고 엎드린 채로 고개를 들어 바다 쪽을 보았다. ‘엇?’ 나는 깜작 놀랐다. 내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저게 뭐지?’ 수평선 위에 하얀 기둥같은 것이 우뚝 서있었다—바다에서부터 하늘까지. 너무도 선명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을 한 것처럼 선명했다. ‘제트기 구름인가?’ 생각했다. 그러나 달랐다. 제트기 구름은 그렇게 수직으로 생길 수가 없었다. 그것도 바다 바로 위에서부터 하늘까지 자로 댄 듯이 반듯하게 수직으로 생길 수는 없다. 더군다나, 제트기 구름은 먼저 생긴 부분이 바람에 더 흩어지기 때문에 양쪽 끝이 같을 수 없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그대로 있었다. 순간, 한 단어가 생각났다—“구름기둥”. 언젠가 당회장 목사가 설교에서 한 말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할 때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했다는 것을 들으면서 도대체 구름 기둥이 무얼까 했던 생각이 났다. 하지만 그것이 구름기둥인지 무엇인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아내를 깨워 보라고 할까 하고 보니, 너무 곤하게 자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일어나면 보라고 하지 뭐’ 하고 나는 이불 속에 엎드린 채로 기도를 했다. 그러다 깜빡 잠이 들었다. 깜짝 놀라서 얼른 바다를 바라보았다. 아내에게 보여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엇!’ 나는 다시 놀랐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 글쎄, 언제 그런게 있었느냐는 듯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었는데도, 감쪽같이 사라졌다. 정말 거짓말 같았다. 오직 바다와 하늘 뿐. 6시 20분 경이었다. 

 

오전에 관광한 후 점심을 먹고 오후에 공항쪽으로 가서 기다리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김영언 목사님과 다른 교회 식구들이 무척 반겨 주었다. 부활절 예배라고 특별하지는 않았다. 당회장 목사님이 예수님의 부활을 강조하는 말이 많았을 뿐.

 

특별한 일은 그 다음 날인 월요일부터 시작되었다.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삼성1차벤더인 S사의 실제 경영자이던 김부사장으로부터 아침 일찍부터 전화가 왔다. 읍소라도 한 번 해보려고 그렇게 만나고 싶었지만 만날 수 없었던 그가 아침 일찍부터 내게 친히 전화를 한 것이다. 놀랄 일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김 부사장이 한 말은 정말 믿기 힘든 말이었다: “장사장님, 그동안 힘드셨지요. 앞으로 저희와 잘 해 봅시다. 하 상부에게 특별히 지시해 놓았으니까, 필요한 일 있으면 하 상무와 잘 상의하십시오.” 하 상무는 김 부사장의 바로 밑에서 생산과 관리를 총괄하는 간부였다. 하 상무의 결정에 협력업체는 울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있는데 또 낯선 전화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하 상무였다. “장사장님요, 뭔 일입니꺼? 부사장님이 아침부터 벽암(당시 내 회사 이름)을  도와주라카시는데 … 뭘 어케 도와줘야 합니꺼? 이따가 한 번 건너 오이소.”

 

그렇게 사업은 순식간에 거짓말같이 회복되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하나님의 도우심이었다. 기도에 응답이었다. 단순히 기도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나의 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었다. 그 구름 기둥은? 순종하는 자의 기도에 응답을 주시는 하나님의 손가락으로 그린 것이었는지 어찌 알랴?        

 

금주의 설교: 가짜 빛의 비극

금주의 신앙칼럼: 소셜 교회와 참된 교회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1 35호--하나님의 강권 어떤 때는 하나님께서 강권적으로 역사하시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하나님의 자녀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에서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데 있어서 미적거리거나... file 2018.09.15 532
30 34호--방탄 유리 하나님 크리스챤의 삶은 마치 미국 대통령 차에 장착된 방탄 유리로 된 보호막 안에 사는 것과 같다. 총알이 수없이 날아드는 것이 훤히 보이지만, 방탄 유리가 보호해 ... file 2018.08.22 411
29 33호--시련 속에서 피는 꽃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그 당시에는 왜 그런지 무슨 목적인지 알 수 없고, 오히려 힘든 고난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하나님을 믿고 온전히 그 뜻에 순... file 2018.08.15 310
28 32호--철저한 순종의 결과 참된 믿음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하나님에 대한 참된 믿음은 그 사람을 하나님의 본성을 닮은 사람으로 변화시킨다. 즉, 예수님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시킨다. 그... file 2018.08.07 465
27 31호--풍이 떠나다 기적! 자연의 법칙을 벗어나 신비하게 일어나는 일. 모세, 엘리야, 엘리샤 등 구약의 특별한 인물들, 예수님, 그리고 그 사도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기적을 행... file 2018.07.31 466
26 30호--분별된 순종 순종은 믿음의 다른 말과 같다. 따라서 순종은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나아가서 하나님께서 제사보다, 즉 신약의 개념으로 보면, 예배행위 보다 더 기뻐하신다... file 2018.07.17 181
25 28호--맹목적 순종 좋은 것이라고 판단될 때 그것에 순종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만큼 큰 영적인 축복이 없는 것 같다. 무지하지만 순수한 마음에 기초한 순종은 하나님께 당분간은 ... file 2018.07.02 230
24 27호--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개신교의 뿌리가 된 루터나 켈빈은 공통적으로 사람이 처음 갖게 되는 믿음을 성령의 역사를 통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게 말한... file 2018.06.11 328
23 26호--예수님은 왜 돌아가셔야만 했을까? “왜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이 돌아가셔야만 했을까?” 내가 믿음을 갖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 의문이었다. 믿음을 갖고 싶었지만, 이 의... file 2018.06.04 203
» 25호--순종과 기도의 응답 이전에는 순종이 중요한 것이라는 것은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는 커녕, 그런 말이 있다는 것도 의식하지 못했었다. 어떤 존재에 대해서 순종해야 한다는 개념 자... file 2018.05.28 197
21 24호--덕유산 해돋이 신기한 일들이 있다. 사람의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간혹 일어난다. 지금까지 살면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지 ... file 2018.05.21 172
20 23호--여정의 시작 “여러분은 자녀들에게 무엇을 남겨 주시겠습니까? ….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만큼 확실한 것이 없습니다.” 회사에 가도 특별히 할 일도 ... 1 file 2018.05.13 174
19 22호--하나님의 신비로운 인도하심 회사 사정이 극도로 좋지 않았다. 노키아 마산 공장 부사장이 서울 공대 선배라는 말을 듣고 혹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여 연줄을 대어 만났다. 만나보니 2년 ... file 2018.05.07 218
18 21호--풍이 오다: 하나님의 치심 “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삼성에서 지그를 다 빼가고 있습니다.” 옥상 컨테이너 박스 사장실 안을 음산한 핸드폰 벨소리가 가득 채웠다. 받고 싶지 ... file 2018.04.30 239
17 20호--첫 기도 사업은 쉽지 않았다. 특히 제조업은 더 그랬다. 이전에 했던 경영컨설팅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자금, 인력관리, 생산관리, 그리고 거래처 관리—이 모두... file 2018.04.22 218
16 19호--믿음의 시작: 첫설교를 듣다 2002년 경기도 군포시 산본 신도시로 이사를 했다. 앞집에 한웅이 또래 소연이가 살았다. 이사 들어가는 날 소연이를 봐 주는 소연이 고모와 마주쳤다. 김원숙이... file 2018.04.15 210
15 18호--기다림의 의미 드디어 봄이로다. 한국에 있을 때는 봄이면 가족들이랑 봄 소풍을 가곤 했었다. 특별히 기억나는 곳은 개그맨 김병만씨의 고향이기도 한 전북 전주 근교의 화산... file 2018.04.09 242
14 17호--여호와 이레 (2/2) 창세기 22장 14절에 처음 소개된 여호와 이레를 영어로는 “God provides” (ESV) 라고 한다.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하나님께서 공급하신다”라는 의미다. 이 생각... 1 file 2018.04.02 264
13 16호--여호와 이레 (1/2)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두고 여호와 이레라고 한다. 하나님께서 그 자녀들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신다는 것이 본래의 의미다. 하지만 만일 그것이 단순하게 어떤 ... file 2018.03.26 233
12 14호--Grill Party 미국에 오기 몇 년 전, 처사촌 중에 한국에서 살기가 너무 힘들어 아이들에게 고기라도 많이 먹여 보겠다는 생각으로 중국으로 이민을 갔던 사람이 있다. 결국 ... file 2018.03.13 168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