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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하나님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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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의 뿌리가 된 루터나 켈빈은 공통적으로 사람이 처음 갖게 되는 믿음을 성령의 역사를 통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게 말한 것은 그들이 처음은 아니다. 그리고 많은 고대의, 크리스챤이 아닌, 철학자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어떤 사람은 은유적 표현으로, 어떤 사람은 은혜를 강조하기 위해서, 그리고 어떤 사람은 말 그대로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 말을 했다. 어찌되었든 그 생각이 교회에 가득하게 된 것이 오랜 현실이다. 그러나 의아한 것은 성경 어디에도 아직 믿지 않는/못하는 자들에게 “믿으라”는 명령은 있지만 “믿음의 선물을 받으라”는 말은 없다는 사실이다. 나의 경험은 어땠었던가?

 

부활절 주말에 제주도 여행을 갖다 온 후에, 반추25호에서 말했듯이, 내게 신기한 일들이 생겼었다. 나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하시는 ‘기적’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당시에 다니던 교회가 그런 기적을 당연시하는 오순절 교파였기 때문에 그 영향을 적잖이 받았다. 그래서, 내가 제주도 바다 위에 서있는 구름기둥에 대한 이야기가 그 교회 신문에 났었다. 주일 날 점심시간에 아무 생각없이 재미삼아 그 얘기를 했는데 그것을 들은 전도사가 당회장 목사에게 보고를 해서 당회장의 지시로 그 다음 주에 교회 신문에 낼 정도로 그런 ‘기적’적인 일들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지 않는 분위기의 교회였다. ‘기적’을 체험한 후 더욱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었다. 

 

부활절 예배를 드린 그 주부터 수요 예배도 나가기 시작했다. 작은 교실에서 위성으로 보내는 당회장의 성경강해를 듣는 것이었다. 그날은 요한계시록 19장의 백마를 탄 심판자에 관한 부분이었다. 무슨 의미의 말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 부분의 성경이 하는 말들이 다 믿어졌다. 한마디로 성경이 말하는 핵심들—심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하나님의 말씀”)의 크신 위엄과 그 심판의 엄중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그 심판이 실제로 올 것이라는 것—이 시원한 얼음물이 마른 목을 타고 시원하게 내려가듯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받아들여졌다. 다시 말하면, 아무 것에 대해서도, ‘저게 진짜일까?’ ‘사실일까?’ 혹은 ‘어떻게 저렇게 된다는 거지?’ 등의 의문이 생기질 않았다. 불과 몇 일 전까지만 해도 무슨 말을 듣던지, 마치 경고등이 켜지듯이 혹은 빌딩 경비원이 들어가는 차들을 일일이 막아 세우듯이, 그런 의문들이 자동적으로 흐름을 막곤 했었는데, 그게 사라진 것이다. 그것도, 요한계시록이라는 겉으로 보면 마치 판타지 영화의 장면 같은 내용들과 그 의미들이 말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성경에 쓰여진 말씀을 한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

 

신기하다. 믿음이 선물로 주어진 것일까? 그래서 믿어진 것일까? 만일 그날의 일만을 떼어 놓고 생각하면 믿음이 외부로부터 주어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날이 나의 믿음의 여정의 첫날은 아니었다. 내가 이미 크리스챤이 되었었다면 얘기는 다르다. 그렇다면 그 믿음을 성령의 은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그 믿음은 크리스챤이 된 후의 은사로서의 믿음이 아니라, 크리스챤이 되기 위해 필요한 믿음이었기 때문에, 믿음을 성령의 은사, 즉 선물로 표현한 고린도전서 12장 9절은 내게 해당되지 않는 경우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이 말하는 믿음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순종의 다른 표현이다. 믿음은 머리로만 믿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믿음은 그에 상응하는 행위가 나타나야 참된 것인데, 야고보는 행위로 나타나 증거되지 않는 말로만의 혹은 생각만으로의 믿음을 귀신의 믿음 나아가서 죽은 믿음이라고 했다 (2:17, 19). 믿음과 그에 상응하는 행위를 분리시켜 사고하는 어떤 시도도 성경적일 수 없다. 따라서,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것을 극단적으로 문자적으로 해석해서 구원에 행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은 거짓이다. 만일 그 말이 맞다면, 성경 즉 대표적으로 야고보서는 틀린 것이다 (이에 대해서 자세히 보시기 원하면 클릭). 따라서 믿음은 순종의 다른 표현이다. 믿음과 순종을 같은 의미로 서로 바꾸어 사용하는 히브리서 3장 18절과 19절 및 4장 2절과 6절도 이를 말해준다.  

 

성경이 말하는 믿음이 순종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이라는 것이 오늘 이야기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나의 믿음은 내가 순종하기 시작한 때부터 이미 시작되었다는 말이다. 즉, 내가 수요 예배에서 요한계시록 19장에 묘사된 판타지 소설같은 장면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술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순종 즉 믿음이 시작되었었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미 형성된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 기초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것이 마음에 걸릴 리가 없지 않은가? 내가 하나님의 심판의 날이 믿어지게 된 것은 이미 내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 바탕에 있던 믿음은 내가 하나님을 믿고 순종하여 의심하지 않기로 한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믿음이 있는 자에게 더욱 주시는 하나님께서, 그 어렵고 믿기 어려운 요한계시록의 심판의 장면을  ‘믿어지게’ 하신 것이다. 

 

성경에 의하면 처음 믿는 믿음은 선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순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주 예수를 믿으라”는 명령형을 쓰고 (사도행전 16:31), 복음에 순종한다는 말을 쓴다 (데살로니가전서 1:8, 베드로전서 4:17). 성경에 기록된 의인들은 모두 믿음으로 순종한 사람들이다. 즉, 성경에 순종하지 않은 의인은 없다. 이를 두고 선지자 하박국은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고 했고 (2:4), 사도 바울은 로마서의 서론에서 로마서는 그 말씀에 대해 해설하는 책임을 나타내었다 (1:17). 즉, 로마서는 믿음으로 사는 삶에 관한 책이다. 이로 볼 때, 믿음은 결국 삶에 관한 문제다. 다시 말하면 생각이나 입술의 고백만의 문제가 아니다. 

 

믿음은 하나님이 매지컬하게 주시는 선물이 아니다. 설사 믿음을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표현한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적이거나 혹은 은유적인 ‘표현’을 가지고 순종함으로 나타나는 행위를 부정하는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믿음으로 사는 삶은 결국 순종으로 시작해서 순종으로 끝나는 삶이다. 

 

금주의 설교 듣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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